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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녀 (1960)

映畵 2010. 5. 23. 22:09


영화명 : 하녀 (1960)
제작사 : 김기영프로덕션
각본 : 김기영, 감독 : 김기영
상영시간 : 108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전도연 주연의 영화 '하녀' 의 원작이 바로 1960년에 제작된 동 제목의 영화다.
리메이크 된 작품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먼저 원작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원작부터 보게 됐다. 요즘 하도 이슈가 되는 작품인데다 작년에 DVD가 출시되어서 그런지 영화 구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유명한 김기영 감독의 작품인데다 김진규, 엄앵란, 안성기 같은 유명 배우도 출연한다니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됐다.


여공들이 모여있는 한 공장. 이 공장은 매일 저녁마다 서클을 만들어 일이 끝난후 서클 활동을 한다. 그중 중창단에는 매력적인 유부남 음악선생이 여공들을 지도한다. 그 여공중 선영이라는 여자가 선생을 너무 사랑하여 친구 경희의 도움을 받아 피아노 속에 연애편지를 숨겨 전달한다. 그러나 괜히 미혼의 여공과 얽혔다 사단이 날 것을 두려워한 음악선생은 연애편지를 공장 기숙사 사감에게 전달하고... 그로 인해 선영은 정직 처분을 받는다. 홧김에 선영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혼자 남은 경희는 선생에 대한 복수를 위해서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선생에게 접근해 피아노 개인교습을 받기 시작한다. (정확한 이유는 이후 스토리에서 밝혀진다)


선생의 부인은 부업으로 재봉 일을 하며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가는 인물. 부인의 노력으로 선생은 2층집을 지어 이사하게 된다. 그러나 혼자서 아이들과 큰 집을 관리하기 버거운 부인은 어느날 쥐를 보고 놀라 쓰러진다. 아무래도 하녀를 구해야겠다는 말을 들은 선생은 경희를 통해 하녀를 구해줄 것을 요청한다. 경희는 마침 공장에 있던 같은 여공에게 선생 집에 하녀로 들어갈 것을 제안하고 그렇게 그녀는 하녀가 된다.


처음부터 담배를 뻑뻑 피며 영화에 등장한 이분... 역시나 초장부터 남다른 포스를 풍기기 시작한다.
온 집안 식구들이 무서워 하는 쥐를 잡아 식구들 앞에 들어보이더니만... 이제는 선생과 경희의 피아노 개인교습 장면까지 슬슬 엿보기 시작한다. 역시나 선생이 매우 매력적인 탓인가... 선영에 이어 하녀까지 슬슬 연정을 품기 시작한다.


선생의 부인이 셋째를 임신하여 친정집에 가고 없던 어느날... 드디어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한다.
그날도 피아노를 배우러 온 경희는 대뜸 선생에게 사랑고백을 한다. 선영에게 연애편지를 쓰게 한 것도 자신이고, 실제로는 자신이 더 선생을 사랑한다며 선생에게 자기 마음을 받아줄 것을 요구하는... 당연히 선생은 매몰차게 거절하지만 경희는 옷까지 찢으며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며 강간 및 간통으로 신고하겠다는 반 협박을;;

그런데 이 장면을 하녀가 목격하게 된다. 하녀는 자신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면 경희와 있었던 일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선생은 이마저도 거부한다. 하지만 하녀는 여기에서 굴하지 않고 자기 방까지 선생을 끌어들이더만 결국은 선생을 꾜셔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데 성공한다. 유혹하는 이 장면은 비오는 밤의 풍경과 스산한 분위기, 흑백 화면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사람을 크게 매료시킨다.


하룻밤 장난이었으면 좋으련만... 하녀는 덜컥 임신을 하고 만다.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안 하녀는 선생에게 더욱 집착하고 선생은 부인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하나, 만약 소문이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고민에 휩싸인다. 결국 선생은 용기를 내어 부인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 하고... 부인은 하녀를 조용히 찾아가 낙태를 하라고 말한다. 하녀는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며 아이는 그렇게 유산이 된다.


그렇게 사태는 진정되는 듯 했지만 부인이 셋째를 낳은 후 하녀의 광기가 더욱 심해진다. 아이를 잃은 슬픔과 주인집에서 당해야 하는 모욕적인 순간, 그리고 하녀 특유의 정신이상이 겹쳐지며 선생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하녀는 쥐약이 든 물로 선생의 아들을 위협하고 놀란 선생의 아들은 도망치다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죽고만다. 아들이 죽은 후 부인은 하녀의 밥에 쥐약을 타 그녀를 죽이려 해보지만 이미 하녀는 쥐약이 있던 자리에 설탕물을 넣어놨었고 그로 인해 계획은 틀어지고 만다. 시간이 갈수록 약점만 잡히게 되는 가족들...

가족에 대한 해꼬지를 지나 선생에 대한 하녀의 집착은 점점 커진다. 피아노를 배우러 온 경희와 선생의 다정한 모습을 본 하녀는 질투심을 느끼게 되고 칼을 들고 와 경희를 찌르기까지... -_-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가정이었던 이 집은 모든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야 만다.


이제 더 이상 살아야 할 기운조차 느끼지 못하는 선생... 결국 하녀와 선생은 쥐약이 든 물을 마시고 동반자살의 길을 걷는다. 이렇게 영화가 끝나나 했더니...


갑자기 장면이 휘리릭 전환된다...;;
영화 초반에 보면 하녀로 인해서 살인사건이 났다며 선생 부부가 신문기사를 읽는 장면이 있다. 그 신문기사의 내용을 선생 부부를 이용해 영화로 구성했던 것. 결국 선생네 집에서는 아무런 일이 없었다. 영화 내내 여자 때문에 진땀뺀 선생은 갑자기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남자는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여자의 유혹에 빠지기 쉬우니 패가망신하지 않게 조심하라.' 는 교훈적인 메시지가 전달되며 영화는 그렇게 끝난다...

50년 전의 영화지만 왜 사람들이 복원까지 하고 DVD까지 내놓았으며 리메이크까지 시도했는지 알 수 있을만큼 우수한 작품이다. 2시간 내내 급격하게 스토리가 전개되며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음산한 분위기를 암시하는 음악과 위험한 순간마다 내리는 비와 천둥 번개... 관객을 영화에 몰입시키는데 크게 한몫 했다. 또한 '쥐약' 과 '계단' 이라는 소재로 비극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영화의 스토리를 짜낸 점 역시 탁월했다. 영화 중간쯤부터는 이 두가지만 나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조마조마한 느낌이었다.

이름만 들었던 김진규라는 미남 영화배우 구경도 했고... 정말 어렸을때의 안성기의 모습도 봤다. 후덕한 지금의 인상과는 전혀 다른 엄앵란씨의 새초롬한 모습도 눈에 띄고... 하녀 역을 맡은 이은심은 당시 나이가 20살이던데... 역시나 강한 캐릭터를 맡은 후 그다지 빛은 보지 못하고 시집 가서 잘 사신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고 옛날도 그렇고 여배우의 삶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옛날 영화를 보지 않았을때는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나 지금보다는 보수적인 풍토로 인해 할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싱겁게 넘어가지 않나 하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비록 영화 결말에서 교훈적인 쪽으로 흐르긴 했지만 나름 표현도 담대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다. 이 영화가 제작된 시기가 제2공화국 시절이었던 측면도 있을 것이다.

젊은 여자에게 끌리는 중년 남자의 욕망, 독재 시대를 벗어나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 속에 싹트는 자유 연애의 느낌, '하녀' 라는 사회의 핍박받는 하류 계층, 잘못을 저지르고 사회적 체면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려 하기 보다는 덮고 넘기려고만 하는 상류 계층의 가식적인 모습까지... 인간과 사회의 한 단면을 골고루 녹인 명작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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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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