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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2010)

映畵 2010. 9. 25. 20:11

영화명 : 아저씨 (2010)
제작사 : 오피스픽쳐스
각본 : 이정범, 감독 : 이정범
상영시간 : 119분
관람일자 : 2010년 9월 4일 11:05
관람장소 : CGV 일산 STAR관 L열 12번

영화를 보려고 마음먹게 되면 인터넷을 뒤져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하거나 먼저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원빈' 이라는 남자배우의 이름, 그 이상도 이하도 나오지 않았다. 내용을 알고 보면 재미가 없다는데 보고 온 사람들에게 그런 점을 주의시키지 않더라도 '원빈' 의 활약상만을 떠드는 덕에 이게 무슨 영화인지조차 제대로 모른채 영화관을 찾게 됐다.

1. 남자 주인공 '원빈' 은 진짜 멋있었다.

그야말로 영화는 남자 주인공 원빈을 위한 영화였다. 과거에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신비로움, 감춰진 어두운 표정속에 감춰진 따뜻한 면모, 불의를 참지 못하고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은 굳이 여자가 아닌, 같은 남자가 봐도 멋있기 그지없었다. 이 영화를 보고 원빈에게 반하거나 감동받지 않으면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원빈이 벌이는 행동은 정상적인 사회의 잣대로 놓고본다면 정말 깜짝놀랄만한 범죄다. 살인, 불법무기 소지, 폭행 등.... 하지만 하늘이 내려준 준수한 외모,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뜻하며 차가운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의 불행한 과거 등을 조명해주며 어느정도 행동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만든다. '예쁘면 용서된다' 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잘생기면 용서된다' 고 해야되나? 잔혹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건 주인공을 잘 고르고 그에 걸맞는 캐릭터를 부여했기 때문이 아닐까.

2. 아저씨 : 한국판 람보, 다이하드

감성액션이라는 이름을 표방하긴 했지만 '아저씨' 의 기본 스토리 자체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그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해결하는 그 과정... 빌딩에서 악당을 상대하는 '다이하드' 의 브루스 윌리스, 정글을 혼자 누비며 기관총을 쏘아대는 '람보' 의 실버스타 스탤론과 다를게 없었다. 평범한 스토리에 한국적인 감성과 배경을 입힌 '원맨 액션' 의 리메이크판으로 보면 될 것이다.

3. 불신과 고독이 가득찬 현실이 빚어낸 공감대

멋진 주인공이 2시간 가까이 벌이는 엄청난 활약상.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그런 행동이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논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논란은 흥행 열기속에 묻히는 분위기다. 폭력적인 영화로 영화팬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기사한번 나올법 한데 말이다.

주인공이 잘생겨서,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불쌍해서, 주인공이 깨부셔야 할 악당이 정말 나쁜 놈들이라서 공감을 얻는 것도 있겠지만 영화 스토리 속에서 우리의 현실을 잘 녹여냈기 때문이 아닐까.

'토지' 로 유명한 작가 박경리의 소설 중에 '불신시대' 라는 작품이 있다. 1950년대 6.25 전쟁이 끝난 후의 혼란기에 보여지는 불신풍조를 그려낸 작품. 10여년 전의 IMF 금융위기, 그 후 찾아온 2008년의 금융위기 등으로 그때만은 못하지만 삶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믿었던 전문가와 정치인들에게 평범한 시민들은 당했다.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고도 떳떳하게 당선된 대통령, 청문회에서 낱낱이 거짓이 드러나는 지도층의 모습은 이 사회가 '믿을 사람 하나 없다.' 는 명제를 진리처럼 만들어가고 있다.

내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라의 윗분들이 나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며, 도둑이 나타나면 경찰이 잡아줘야 하지만 불신 사회는 오히려 이들이 내 뒤통수를 치지 않을까 걱정하게 만든다. 팍팍해지는 세상속에서 나타나는 불신, 이제 나 스스로 모든걸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사설 경호업체를 쓰고, 호신용 무기를 가지며 노후 대비를 한다고 연금에 드는 등 '사적 해결' 방식을 취한다. 세상은 그렇게 변해 있다.

그렇기에 '굳이 도움을 받으며 같이 해결해도 될'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는 주인공에게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혼자서 할 수 없는데, 혼자서 하기 정말 어려운데 너무도 능숙하게 잘 해내니까... 극적이긴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에 한결국은 도달하니까 말이다. '아저씨' 를 보면 혼자 힘으로 이 어려운 세상을 살아야 하는 어려움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것이다. 사람들 속에 감춰진 자연스런 감정이 이 영화가 설정한 공감대 외에 또다른 공감대를 마련해 준다고 표현하고 싶다.

4. 기타 간단한 개인적인 영화에 대한 이야기들

- 영화 후반부로 가면 주인공 차태식이 옆집 아이 소미를 찾기 위해 오락실을 누비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오락실이 집 근처에 있는 오락실이다. 한때는 우리 동네에서 가장 잘 나갔던 오락실.... 부모님 몰래 잘 하지도 못하는 오락을 한다고 그곳을 들락거렸던 기억이 난다. 공부 외에는 아무런 자유도 허용되지 않던 나에겐 유일한 탈출구... 영화로 보니 또다른 느낌이었다. 옛날과는 다른 썰렁한 오락실의 모습은 좀 안타까울 뿐이다.

- '소미' 역할을 맡은 김새론. 어린 나이에 그런 어려운 역을 잘 소화해 냈단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어린 아이가 소화하기엔 너무 힘든 역할이 아니었을까. 연기라지만 몰입도가 꽤 컸을텐데... 아마도 영화 다 찍고 나서 쉽게 그 공포감을 떨치긴 힘들었을 것 같다. 애들은 좀 애들다워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지만;; 어릴때부터 빡빡한 스케줄에 각종 스트레스로 키도 잘 안큰다는 아역배우들. 앞으로는 밝은 역할로 만났으면 좋겠다.

- 겁이 은근히 많아서 공포영화도 잘 못보는 나에게 예상 외의 잔혹한 씬들은 당혹감을 던져주었다. 특히 막판의 안구 적출 장면에서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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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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