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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러브 (2011)

映畵 2011. 1. 29. 16:27



영화명 : 글러브(2011)
제작사 : 시네마서비스
각본 : 김기범, 감독 : 강우석
상영시간 : 144분
관람일자 : 2011년 1월 29일 10:20
관람장소 : 강동CGV 6관 F열 6번


30여년의 세월동안 야구를 재산목록 1호로 알고 살아왔고 어느덧 사회인야구 6년차 (이뤄놓은 것은 거의
없지만...)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라고 하지만 축구를 하는 사람은 많이 볼 수 있어도 야구를 하는 사람을 찾는건 상대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내가 야구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신기해 한다. 그때마다 묻는다. 왜 야구를 하시는건지, 야구를 왜 좋아하는건지 말이다.


그럴때 공통적으로 하는 2가지 대답이 있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자기가 해야 할 몫이 분명하고
할 수 없는 몫이 분명한 종목이라는 것, 선천적인 능력이라는걸 무시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계속 노력을 거듭하면 어느정도까지는 올라갈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 이 영화를 보면서도 내가 항상 야구의 장점이자 매력으로 강조하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1. 야구는 투수놀음? 아니다, 합창단처럼 9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전국대회 1승을 목표로 하는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실력에 한계를 느낀다. 그러면서 바랐던 것은 바로 실력이 좋은 투수가 자기 팀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얼마 후 그들은 소원을 이뤘다. 당장이라도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날아오는 공은 여전히 그들의 글러브에 들어가지 않았고 방망이에 공은 맞지 않았다. 그렇게도 금과옥조처럼 들렸던 '야구는 투수놀음' 이라는 통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축구는 공격수가 안될때 수비수가 골을 넣을수도 있다. 농구도 센터가 못잡는 리바운드를 가드가 잡을 수
있다. 잘하는 사람이 못하는 사람을 받쳐줄 수 있다. 하지만 야구는 다르다. 아무리 유격수가 수비를 잘해도 중견수 플라이를 잡으러 갈 수 없고 4번타자가 9번타자 대신 홈런을 칠 수 없다. 결국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은 자기가 해야만 돌아가는게 야구다. 백업 플레이나 협력 플레이는 그 다음이다.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이들. 어리고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누군가가
도와줘야만 했고, 또 거기에 익숙해졌다. 야구를 시작했지만 자신의 핸디캡을 의식한 성심학교 아이들은 빈자리를 채워줄 누군가를 원했다. 언제나처럼. 그러나 모든 것이 제자리였다. 그것을 불미스런 사건으로 야구판에서 쫓겨난 선수가 일깨워줬다. 스스로 일어서 살아가기 위해 시작한 야구가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선 자기 몫부터 찾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1명 1명이 야구선수 다운 모습을 갖췄을때 퍼즐이 맞춰지고 야구의 플레이가 나오는 것이다.


2. 남들보다 쳐지면 더 던지고 더 치고 더 달려라. 그게 정답이다.



적당히 적당히 야구를 '즐기던' 그들에게 목표가 생겼다. 전국대회 1승. 그러나 힘들면 쉬고 어려우면 안하는 야구로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가 없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서 1승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포기하긴 싫다. 그럼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인가? 주저앉을 것인가? 어떻게 해야하는가? 방법은 하나다. 남들보다 던지는게 딸리면 더 많이 던져보고 때리는게 딸리면 더 때려보면 된다. 몸이 성한 사람이건 그렇지 않은 사람이건 다 똑같다. 구닥다리 사고일지도 모르지만 '하면 되는' 거다.


처음 야구를 시작할때 공은 한없이 무섭기만 했고 15미터 앞에도 공을 정확히 던지기 힘들어서 매일 후보
이기만 했던 내가 이제는 팀에서 자리를 잡은 하나의 선수가 되어가고 있는 경험에 비춰보면 정말 야구는 하면 될 수 있다. 단 1점도 뽑지 못하던 상대에게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치는 성심학교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5년동안 야구하며 생겼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야구에서의 이런 모습을 다른 곳에서도 보여준다면 장애를 딛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3. 영화속 이야기들


'글러브'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은 일본에서 만화,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며 큰 인기를 얻었던 '루키즈'
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뭔가 핸디캡을 가진 선수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중심축이 되는 실력있는 투수의 존재, 묻혀있던 그들의 열정을 깨워주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조력자, 심지어 불미스런 과거를 가진 조력자라는 점까지... 그토록 바라던 1승을 거두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도 똑같다. 이쯤되면 모방이라 해도 할말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청각장애인 야구부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모방의 논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의 스토리는 충분히 감동적이다. 중간중간 정재영이 야구부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들은 정말로 야구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해가 되는 것들이다. 그런데 야구를 잘 모르거나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와닿지 않거나 억지 감동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야구 자체가 워낙 여러 사람이 하는 운동인데다 이야기의 메인은 학교 야구부이고 정재영이 사실
주연이긴 하지만 또 거기서 두드러지기엔 어려운 위치고 하다보니... 정재영의 연기력이나 활약을 염두에 두고 오신 분이라면 다소 실망스럽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폭력사건으로 퇴출된 후 복귀를 노리는 과정, 주인공의 러브라인을 야구팀 이야기에 녹이려 하다보니 다소 어설픈 감이 있었다. 아예 빼던지 좀 더 뚜렷하게 전개하면 어땠을까 싶다.


또한,
스포츠 관련 영화나 드라마에서 경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전체적인 플레이 묘사가 실제 야구와 다르다는 느낌을 안 주었다는 것은 칭찬하고 싶다. 수화 실력을 평가한다는 것도 코미디 같긴 하지만 몰입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던 점도 만족. 유선, 김혜성, 이현우, 조진웅 같은 익숙한 배우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했다. 지금 사회인야구를 하고 계신 분, 삶의 의지가 상실되어 용기를 얻고 싶으신 분, 축축 쳐지는 뉴스에 식상하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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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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