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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 러브 앤 드럭스 (2011)
제작사 : 20th Century Fox & Regency Enterprise
각본 : 찰스 랜돌프, 에드워드 즈윅, 마샬 허스코비츠
감독 : 에드워드 즈윅
상영시간 : 112분
관람일자 : 2011년 1월 29일 18:05
관람장소 : 강동CGV 6관 F열 11번


남자긴 하지만 난 로맨틱 코미디나 유쾌한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 아마도 실제로 사랑을 못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려고 그러는지도. 그래서 남들이 재미없다고 해도 로맨스 영화는 한번씩 꼭 보러가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도 오랜만에 영화를 보게 되면서 하루에 2편 관람을 선택했고 (그러나 이제 무리다. 30대가 되니 두번째에는 졸음이 밀려온다...) 글러브에 이은 영화로 '러브 앤 드럭스' 를 선택했다. 베드신이 많다는 소리에 솔깃하기도 했고 여자 주인공 앤 해서웨이의 매력을 한번 느껴보고 싶었기에.


사람에 대한 상처를 간직한 남자와 병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여자가 우연한 기회에 만나 이른바 '섹스 파트너' 로 관계를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이끌며 밀고 당기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진실한 사랑을 찾는다는... 줄거리만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특히나 영화 속에 녹아든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 두개를 곱씹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1. 외적인 것에 끌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다.




나이를 먹으면 결혼을 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누굴 만날때도 봐야할 것이 많다. 성격도 봐야되고, 직장도 봐야되고, 집안도 봐야 된다. 외모는 봐야 한다지만 너무 밝히면 안된다. 외모는 몇달밖에 가지 않는다며 외모를 보는 사람을 뭐라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난 사람을 만나는건 단순한데서 시작한다고 본다. 외적으로 끌려야 그 다음 단계가 가능한 것이다. 그게 꼭 영화에서처럼 관계를 맺고 싶음을 뜻하는건 아니다. 봤을때 여러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손을 잡아보고 싶고 같이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성격과 재력과 능력을 얼마나 알아볼 수 있는가. 비록 소개로 만난다 할지라도 그건 본인이 확인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난 사랑을 시작할때 동물적인 감각에 의한 판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비록 불순한(?) 의도에서 시작했지만 외적인 것에 끌려 처음 인연을 시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많은 동질감을 느꼈고 가진 돈이나 연봉을 속으로 재며 만남을 갖는 지금의 세태와는 다른 편안한 모습이 참 맘에 들었다.


2. 위험을 피하지 않는 사랑은 없는 것일까?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지만 파킨슨병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여자 주인공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을 밀어내려 애쓴다. 죽을때까지 계속 약을 먹어야 하고, 약을 먹는다 해도 나아지지 않고 병이 심해지는 속도를 더디게만 할뿐 완치는 어렵기 때문이다. 사랑하지만 누가 되서는 안된다는 것.


하지만 남자는 그것도 사랑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가 약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챙겨주고, 용하다는 병원을 찾아 치료와 검사를 시도해보고 그녀의 시중을 드는 것. 사랑하면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 뿐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일도 생긴다. 그것을 모두 받아들여줄 수 있는게 사랑이다.


요즘 사람을 만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들어보면 사랑을 할때 위험을 피하려는 사람이 많다. 돈이 없으면, 직장이 나쁘면, 집이 없으면, 부모님이 결혼 비용을 대줄 형편이 안되면, 번 돈으로 둘 외에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면 사랑하지 않으려 한다. 안정적이고 좋은 조건만 찾는다. 그러면서 상처받는 사람도 많고 점점 누군가를 만날 기회는 줄어든다.


어렵게 살며 결혼에 골인한 한 커플의 이야기를 책에서 본 적이 있다. 그때 주례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단다. '현재의 위험을 기피하기 보다는 앞으로 그 위험을 해결하고 더 잘 살 수 있는 미래에 투자한 이 사람들이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다.' 파킨슨 병이 현재 나을 수 없다고 이 사람을 떠나기 보단 언젠가는 의술이 발달해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지금보단 좀더 건강해질 수 있을거란 희망에 승부를 건 남자 주인공이 정말 멋져보였다.


3. 영화속 이야기




생각보다 베드신 장면이 많이 나왔다. 로맨스 영화답지 않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던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여자 주인공 앤 해서웨이의 몸매는... 아무리 영화가 재미없더라도 본전은 뽑고 갈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그런데 해서웨이도 30대에 접어드니 주름이... ㅠㅠ 세계적인 배우 반열에 오른 해서웨이의 이름값 치고는 상당히 과감하고 잦은 노출이 돋보였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여자 주인공은 병에 걸렸기 때문에 계속 약을 복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단순하게 활용하지 않고 영화에서는 질병 치료라는 본분을 벗어나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제약회사의 욕심, '인술' 을 실천하기 너무 힘든 의사들의 모습, 의료보험 한도 때문에 버스를 타고 멀리 캐나다까지 약을 구하러 가는 노인들의 모습 등을 보여줬다. 뭐 의약산업을 비판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깊숙학 파고든 것은 아니었고... 제약회사 화이자와 그 회사가 생산한 약품들까지 실제로 등장하는걸 보면 간접광고도 받은듯 한데 저런 얘기를 보여줘도 가능한가 살짝 의문이 들었다.


남녀 주인공을 메인으로 하는 영화지만 감초들의 역할도 나쁘지 않았다. 남자 주인공의 동생 역할로 출연한 조시 게드가 압권이었다. 돈은 잘 벌고 나이도 어느정도 먹었지만 여자 보는 눈은 사춘기 어린아이 같은 캐릭터로 다소 지루할 수도 있던 영화 곳곳에 웃음을 심어주었다. '침대 위에 뱀이 꿈틀거리는 줄 알았다.' 와 '미안해! 기어인줄 알았어!' 라는 대사에서는 영화관임에도 혼자 영화 보는 것처럼 크게 웃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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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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