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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양성 (2011)

映畵 2011. 2. 13. 21:40



영화명 : 평양성 (2011)

제작사 : 타이거픽쳐스, 영화사아침

각본 : 조철현, 오승현, 감독 : 이준익

상영시간 : 117분

관람일자 : 2011년 2월 2일 11:15

관람장소 : 메가박스 코엑스점 6관 Q열 11번

 

영화감독 ‘이준익’ 이라고 하면 다들 무엇을 먼저 떠올리시는가? 아마도 화제가 됐던 ‘왕의 남자’를 떠올리실 것이다. 나도 그랬다. 선글라스를 끼고 수염까지 기른 모습이 약간 카리스마 있어보였기에 왠지 그는 ‘왕의 남자’ 와 같은 진지하고 이른바 예술성(?)을 추구하는 영화만 만들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난달에 개봉한 이 영화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던 중 감독이 이 분이라는 것에서 한번 놀랐고, 이 작품이 2003년에 개봉했던 ‘황산벌’ 의 후속작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황산벌’ 이 개봉될 당시에 나는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냥 삼국시대를 다룬 사극 영화에서 ‘사투리’를 사용하는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도만 알고 있었을 뿐이지.... ‘아, 이 분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나?’ 하는 신기함이 나를 영화관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1. 두루뭉술하게 잘 풀어나간 역사의식


 

‘평양성 싸움’ 은 삼국으로 갈라져 있던 나라가 하나로 통합되는 기쁨의 순간이기도 했지만 외세의 힘을 빌려 한 통일인 탓에 많은 영토를 잃어야 했던 아픔의 순간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영화의 내용, 화면이 주는 느낌 이런 것 이전에 역사의식 자체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특히나 동족인 고구려와 신라를 어떤 식의 관계로 설정할지가 매우 궁금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고구려-신라의 대립구도가 아닌, (고구려+신라)-당 이라는 대립구도를 설정하여 사대주의나 신라중심의 역사해석과 같은 논란을 피해가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훈훈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역사에 픽션을 가미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도 무리없는 설정이었다.

 

2. 민초의 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


 

역사책에 나오는 전쟁은 국가와 국가, 세력과 세력간의 싸움이다. 그런 다툼이 장황하게 서술되는 과정에서 자의 혹은 타의로 전장에 끌려온 민중들은 다치거나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그들이 바친 대가는 거의 기억되지 않는게 사실.

 

하지만 황산벌 전투 백제의 오천 결사대의 전멸 속에서 혼자 살아남은 백제출신 ‘거시기’ 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영화는 전쟁과 상관없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와 소망을 풀어놓았다. 전쟁속에서도 식욕과 사랑, 잘 살고 싶은 욕망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준 점은 좋았던 것 같다.

 

3. 화려한 캐스팅만으로도 볼거리 충분

 

이준익 감독이 거물은 거물인 것 같다. 김유신 역의 정진영을 비롯해, 거시기 역의 이문식, 히로인이었던 갑순 역의 선우선, 이문식과 함께 평범한 병사로 활약한 이광수, 카메오로 출연한 전원주, 이원종, 황정민, 김병만, 류담, 박용우 등등... 주연, 조연, 단역, 우정출연 모두 낯익은 얼굴들이 제몫을 하며 영화를 빛내줬다. 그 누구보다도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남건 역의 류승룡이나 영화로 처음 보게된 선우선의 매력도 장난 아니었다.

 

4. 역시나 좀 과해보였던, 그리고 확실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설정

 

‘평양성’을 보기 전날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보았다. 이미 써놓은 리뷰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가 좋은 것을 너무 이것저것 많이 섞다보니 오히려 영화의 전체적인 맛을 놓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이 영화도 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전작 ‘황산벌’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를 한다는 것은 좀 어렵겠지만 후속작이라는 부담감이 있어서인지 ‘황산벌’에서 보여줬던 사투리나 욕설 등의 패턴을 그대로 갖고 와서 전작을 본 사람들에겐 식상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극 초반에 쌀로 고구려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발상 자체도 개인적으로는 좀 황당했는데 그 다음에 뮤지컬의 한 장면 같은 노래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뭔가 실수로 A 영화가 상영되다 B 영화가 나오는 느낌? 그리고 신무기나 벌을 이용한 공격 등은 신선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투석기에 사람과 동물을 달아 던지는건 아무리 픽션이라지만 좀.... 실제로 그랬으면 모두 산산히 부서져 죽어버렸을텐데;; 좀 무리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뭔가 황당함 등으로 재미를 주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다른 인터넷 리뷰를 읽어봐도 그다지 반응은 좋아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또한, 영화가 등장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점은 좋았지만 이 사람 이야기도 하고 저 사람 이야기도 하고 이러다보니 임팩트가 없었다. 그나마 고구려의 남건 정도만이 좀 확실했고 나머지는 디테일한 맛이 떨어졌다. 좀더 인물을 압축해서 보여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50부작씩 방송되는 드라마가 아니라 2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담아야 하는 영화니까 말이다. 그리고 지배층의 얘길 하려면 지배층의 얘길 하고, 민중의 얘길 하려면 민중의 얘길 하던지, 아니면 1:1로 놓던지, 대립각을 설정하던지 해야하는데 모두 다 병렬구조로 놓는 바람에 그냥 ‘웃기다’, ‘역사를 꼬아서 본다’ 는 이미지 이상의 평가를 얻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부담없이 가서 보기에 좋다는 점은 ‘조선명탐정’ 이랑 비슷하지만 이준익이라는 거물 영화감독의 이름값에는 못미치는 아쉬움이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라디오 스타’ 라도 보면서 이준익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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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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