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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여왕의 교실 (일본 NTV, 총 11부작)
방영일자 : 2005년 7월 12일 ~ 2005년 9월 17일


일본 드라마건 한국 드라마건 학원물을 상당히 좋아하는 나(그래서 요즘 제대로된 학원물 드라마가 없는 한국의 현실이 아쉽기도 하다)에게 이 작품은 보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는 것이긴 했는데...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는 말이 틀리지 않은 탓인지 전혀 드라마와 맞지 않는 사전정보를 보고 일단 시원하게 낚였음;; 을 먼저 밝혀둔다.

타이틀 화면이 주는 분위기에서 대강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은 그동안의 학원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나름 신선한 소재의 드라마다.

도쿄의 한 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들은 새학기 첫날 이상한 담임 선생님을 맞게 된다.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올려묶은 머리에 온통 검은색 의상, 목까지 꽉 채운 단추, 차갑고 딱딱한 말투와 첫날부터 거침없이 학생들을 몰아부치는 교육 방식까지... 어린 아이들을 다정하고 상냥하게 대해줬던 선생님들만 기억하던 그들에게 이런 모습은 낯설음을 넘어 공포감까지 느끼게 만든다.

철저한 성적순에 의한 서열 배정과 학급에서의 대우, 반 아이들을 감시하기 위한 스파이의 기용, 왕따를 당하는 학생을 '그건 네가 알아서 할 일' 이라며 방관하는 모습, 개인의 잘못에 대한 연대책임 같은 군대식 학급운영, 여름방학때도 계속된 수업 등... 동심의 세계에서 순식간에 벗어나버린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하고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지만 담임 선생님은 너무도 완벽하게 어두운 세계를 부모님에게서 감춰버리며 자신의 방식을 관철하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오랜 싸움을 하며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이 바뀌어 감을 느낀다. 괴물과 같은 담임선생님 때문에 서로 반목하고 싸우던 그들은 오히려 담임 선생님을 이기기 위해서는 서로 뭉쳐야 함을 깨닫고, 초등학교 마지막 해의 추억도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깨닫는다. 담임선생님이 시켜야 청소하던 아이들은 스스로 당번을 정해 청소를 하고, 자체적으로 졸업작품을 디자인하고 합심해 만들며 '마냥 어린아이' 가 아닌 '스스로 하는 어린이' 로 커간다.

다른 사람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워나가던 선생님. 그러나 아이들이 그 사실을 슬슬 깨닫던 순간, 이미 선생님과 아이들은 이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신념을 가진 교육이었지만 모두를 이해시키기엔 아직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선생님은 아이들의 졸업을 함께 하지 못하고 교실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몇달이 지난후 졸업식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은 다시 만남을 갖게 된다. 비록 헤어져 있었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이 가르쳐준 삶의 방식을 잊지 않고 있었다. 모두가 하나의 친구라는 의미로 만들었던 졸업작품은 그들을 진정 하나로 만들어준 선생님을 옆 자리에 넣어 다시 탄생했고, 1년이 채 못되는 기간동안 자신에게 준 깨달음에 감사하는 노래로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이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정말 실제 생활에서 이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큰 난리가 났을 정도로 충격적인 교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드라마였다. 방영 당시 일본에서도 '무슨 이런 드라마가 다 있냐', '애들이 이런걸 보면 어떡하냐' 는 등의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도 느꼈듯이 회를 거듭할 수록 선생님이 자신을 편하게 하기 위하여 하는 교육이 아니라 애들이 진정 삶의 벽을 스스로 넘어 건강한 사회인으로 크도록 한 의도가 드러나면서 오히려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아울러 점점 애들이 나약하다느니, 부모들이 너무 간섭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심지어 회사로 20대 중반 후반인 아이들의 취업결과나 취업전형 과정 문의를 하는 부모님까지 있을 정도인걸 보면 심각하긴 심각하다. 그런 면에서 어느정도 스스로의 문제는 알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어렸을때부터 다져놓는게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걸 보면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 여선생님이 왜 저런 복장과 컨셉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한 점이 많을 것이다. 드라마 중간중간에 주인공의 과거를 암시하는 단서들이 있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선생님을 알기란 힘들었다. 드라마 종영후 2회에 걸쳐 방영된 '여왕의 교실 스페셜' 을 보면 그 의문이 싹 풀릴 것이다. 이는 다음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여왕처럼 교실을 지배한 선생님 아쿠츠 마야로 출연한 아마미 유키.
인물정보를 검색해보니 67년생... 그렇지만 40대로는 절대 보이지 않는다. 물론 촬영당시는 30대였지만 그걸 고려해도 이분이 나이가 이렇게 많은 분일지는 몰랐다.
논란에 휩싸인 드라마를 탄탄한 연기력으로 잘 이끌며 성공으로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음악과 체육에도 능한 팔방미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다른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정말 궁금...
드라마 촬영내내 분위기 유지를 위해 아이들과는 쓸데없는 접촉을 삼가했을 정도란다. 역시 프로다운 모습이었다.


괴물교사의 전횡(?)에 맞서는 선봉장 역할을 했던 칸다 카즈미 역의 시다 미라이.

이미 나에겐 이보다 1년후 방송된 '사프리' 를 통해 본 낯설지 않은 얼굴이었다.
선생님의 교육 방식에 처음 문제제기를 하고, 그 난관을 헤쳐나가는데 앞장서고, 선생님의 뜻을 가장 먼저 이해하기도 하는... 아쿠츠 선생님에게는 가장 고마운 학생이었다. '치힛' 하며 웃는 표정은 완전 귀여웠다는... ㅎㅎ


이 드라마에는 메인 역할을 맡은 카즈미 포함 총 24명의 학생이 출연하는데 그중 스토리 전개에 핵심이었던 4명만 추려 소개한다. 이들은 모두 반에서 겉돌거나 겉돌뻔 했지만 카즈미의 도움으로 초등학교 6학년을 보람차게 보내게 되는 인물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미나베 유스케 역으로 출연한 마츠카와 나루키, 신도 히카루 역으로 출연한 후쿠다 마유코, 사토 에리카 역으로 출연한 키지와라 히카리, 바바 히사코 역으로 출연한 나가이 안즈.

카즈미와 커플 비슷하게 되는 유스케는 카즈미와 함께 스페셜 편에도 출연했다. 신도 역을 캍은 후쿠다 마유코는 '백야행' 에서 아야세 하루카의 어린시절 역할을 맡았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쁜 아역 탤런트인데 우울한 드라마에서 웃을 수 없게 만드는 비련의 역할을 해서 가슴이 아팠다는... 이 드라마에서도 초반에는 웃음을 잃은 냉혈한 캐릭터로 나왔다 중반 이후 정상적인 캐릭터가 됐다는... 좀더 밝고 건강한 역할을 많이 해야 성장에도 도움이 될텐데 이미지 탓인지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사는 역할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보여 좀 아쉽다.


아이들 주변을 지켜주었던 인물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즈미의 엄마로 출연한 하다 미치코, 카즈미의 아빠 역을 맡은 오미 토시노리, 아쿠츠 선생님과는 비교되는 상냥하고 자상한, 그렇지만 교육자로서는 무능하다는 평을 받는 텐도 시오리 선생님으로 출연한 하라 사치에, 아쿠츠 선생님의 일에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교장선생님 역을 맡은 이즈미야 시게루(반팔셔츠 입은 남자), 교감선생님 역의 한카이 카즈야키.

오미 토시노리는 '맨하탄 러브스토리' 에서는 코믹한 택시기사로 출연했던 것 같고, 교장선생님 역 맡으신 저 분은 '전차남' 에서 지하철 난동으로 전차남과 에르메스가 만나도록 해주는 취객이셨던거 같은데... ㅎㅎ

스페셜판을 보시면 교장선생님은 왜 아쿠츠 선생님의 행동에 무관심한 듯 나왔었는지, 역시 교육자였던 텐도 선생님의 아버지가 텐도를 보러 학교에 왔다 아쿠츠 선생님과 만나며 놀랐는지 등의 비밀을 아실 수 있다. 스페셜판을 고려하고 만들었는지 이런 복선들이 깔려 있다는게 참 놀라웠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또 하나의 귀여운 소녀... 카즈미의 언니 칸다 유우로 출연한 카호!
91년생이니까 드라마 촬영당시는 14세... 이것 저것 따질 필요 없이 딱 그나이에 맞는 귀여움, 예쁨을 제대로 갖춘 소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보통 실제 생활도 그렇고 드라마에서 자매, 형제, 남매 사이가 안좋게 마련인데 여기서는 어려움에 빠진 동생에게 언제나 도움을 주려는 착한 언니로 나와 제몫을 톡톡히 해줬다.

다만 드라마 시청후 카호에 대한 정보를 보니 옛날보다 못생겨졌다는 의견이 대다수... 아예 '카호 역변' 이란 단어가 관련검색어로 등록되어 있기까지 하다 -_-;; 아직 스무살도 안된 소녀에게 너무한건 아닌지... 근데 역변 사진 보면 좀 실망스럽긴 하다. 스무살 넘어가면 다시 예뻐지겠지... 원판 불변의 법칙이로다;;


이 드라마 마지막회에 아이들이 그동안 자신들을 가르쳐준 선생님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노래를 부른다.
'견마(犬馬)의 노래' 였나... 제목은 정확하지 않고 서로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르고 듣는 장면... 정말 짠했다.


이 드라마의 엔딩곡은 EXILE 의 'EXIT' 이다.
시종일관 음울한 드라마 분위기와는 달리 엔딩 크레딧은 리듬감 있는 노래와 어울리며 매우 활기차게 전개된다.
가운데에 서 있는 주인공 아마미 유키의 밝은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이는 드라마의 지나친 무거움을 탈피하고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아마미 유키가 이런 분위기의 엔딩으로 드라마를 꾸밀 것을 제안해 성사된 것이라고 한다.

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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