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작품명 : 뷰티풀 라이프 (함께한 나날들), (일본 TBS, 총 11부작)
방영일자 : 2000년 1월 6일 ~ 2000년 3월 26일


오래전부터 일본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을 일본 드라마의 전성기로 꼽는다. 이 시기의 드라마를 많이 보지 않아서 그분들의 말을 맞다 틀리다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 곳곳에 있는 시청률 자료만 봐도 이 당시의 드라마 인기가 지금보다는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의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다고 보기에...

1995년부터 현재까지 방영된 일본드라마중 평균시청률 1위를 차지한 드라마는 2001년에 방영된 '히어로' 다(이 작품은 언젠가는 이 블로그에서 감상평을 이야기 하게 될 것이다). 그 뒤를 잇는 작품이 바로 31.9%의 평균시청률을 기록한 '뷰티풀 라이프' 다.

유명한 병원 원장의 장남이지만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미용사의 길을 걷던 남자 주인공은 어느날 길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무척이나 명랑하기 그지없던 그녀, 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과는 달랐다. 바로 그녀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자였던 것. 하지만 장애가 그들 사이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우연한 기회에 여자의 머리를 예쁘게 다듬어주고, 그러면서 데이트를 하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싸우기도 하고, 오해로 인해 좋았던 마음을 숨긴채 끙끙대기도 하며... 그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를바 없이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여자가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면서 걸린 불치병은 재발하여 시시각각 생명의 끈을 줄여놓고 있었다. 그렇지만 남자도 여자도 다가오는 현실에 대해 좌절하거나 슬퍼하지만은 않는다.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그들은 아직까지 못해본 사랑을 속삭이고 보금자리까지 마련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후회없이 남은 날을 열심히 산 여자는 남자의 혼을 다한 멋진 헤어 디자인 쇼를 구경하며 이 세상과 작별하고, 남자 주인공은 도쿄를 떠나 교외에서 그녀의 추억이 담긴 공간을 만들며 옛 기억을 간직하며 살아간다는 그런 스토리.

방영 당시부터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키무라 타쿠야와 역시 시청률 보증수표로 인정받고 있던 여배우 토키와 타카코가 주연을 맡아 마지막회에서는 무려 41.3%, 순간최고시청률 47.1%를 기록했던 최고 히트작이었다.

장애에 불치병을 가진 사람과의 사랑을 주제로 다뤘다면 대부분 해피엔딩이 아님을 가정했을때 극 후반부에 슬픈 장면들이 연이어 나오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마지막 눈감는 그 순간까지 마치 죽음이나 아픔은 잊어버린채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려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장애가 있고 불치병이 있으면 우리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그 사람들에게 거리를 두게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거리를 없애려 하며 아름다운 사랑 얘기를 그려낸 점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약간은 슬프기도 하면서 흐뭇하기도 한 드라마... 비운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전개되고 마무리될 것인가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작품... 11부작이라는 길이의 한계로 인해 세부적인 스토리까지 짜임새 있게 다루지 못한 것도 있단 느낌이 들지만 그것도 일본드라마의 특징이라 생각하면 큰 무리는 없을 듯.


남자 주인공 오키시마 슈지를 연기한 일본 최고의 시청률 보증수표 키무라 타쿠야!
현실에 타협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멋진 남자로 출연했다. 그런 굳은 심지가 있었기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장애를 가진 여자 주인공을 사랑할 수 있었을 듯.


비련의 여주인공 마치다 쿄코 役으로 출연한 토키와 타카코.

흔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세상에 대해 냉소적이거나 어두운 면을 많이 보여주곤 한다. 물론 밝은 모습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렇게 보이기 위해서일뿐, 실제 캐릭터 자체를 밝게 한 등장인물은 잘 못본듯 하다.
그런 일반적인 캐릭터와 다르게 원체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즐겁게 사는 한 여자의 모습을 작가가 잘 그려냈고 토키와 타카코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잘 소화했던것 같다.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탤런트.


두 주인공에 못지 않게 드라마에서 활약한 아주 중요한 조연들.
왼쪽의 남자는 쿄코의 오빠 마치다 마사오로 출연한 와타베 아츠로. 장애를 가진 동생을 뒷바라지하고자 취직도 포기하고 가업을 물려받으며 살고 있는 인물을 연기했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촌스러움과 아저씨틱함을 아주 물씬물씬 풍겨주었다는... ㅎㅎ 하지만 정말 착하고 순수하며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최고였던 오빠.

오른쪽의 여자는 쿄코의 절친 타무라 사치에 役으로 출연한 미즈노 미키.
쿄코와 같이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준다. 마사오를 짝사랑하다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는...
활짝 웃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은 탤런트다. 지금은 세월 탓인지 늙은 티가 많이 나신다는게 좀 아쉬운 점...


그 외 드라마를 빛내준 조연들.

맨 윗줄 왼쪽 여자는 슈지와 사귀었다 헤어졌지만 슈지에 대한 연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동료 미용사 오자와 마유미로 출연한 하라 치아키, 그 바로 오른쪽의 남자는 슈지의 보조이자 믿음직한 후배 오카베 타쿠미 役을 맡았던 아게우치 히로유키.

가운데줄 왼쪽은 슈지와 함께 미용실 동기로 입사해 적절한 자기관리와 실력으로 탑 스타일리스트 자리에 먼저 올랐던 카와무라 사토루 역의 니시카와 타카노리. 슈지의 실력을 두려워해 그를 항상 견제하고 서로 갈등하다 막판에는 약간의 화해무드를 보여주기도 했다. 오른쪽의 남자는 장앤 봉사단체의 회원이면서 쿄코를 짝사랑하는 남자 미야마 코조 役으로 나왔던 마토바 코지. 3년 후 방송된 '스탠드 업' 에서 우락부락한 터프가이 선생으로 나왔던... 여기서는 완전 소프트가이였는데!

맨 아랫줄 왼쪽은 슈지의 재수학원 시절 연인이었던 사츠키 役의 코유키. 슈지와 헤어진 후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성격차로 이혼을 결심하며 옛 연인인 슈지를 찾는다. 다시 새출발하며 슈지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쿄코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슈지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한다. 애초에 둘의 러브라인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하려는 의도로 투입한 캐릭터 같은데 무슨 영문인지 조금 약하게 끝나버렸다는...
Posted by 베이(B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