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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 아빠와 딸의 7일간 (일본 TBS, 총 7부작)
방영일자 : 2007년 7월 1일 ~ 2007년 8월 19일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인듯 하다.
세대간 차이에서 오는 부모-자식간 갈등은 뭐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세계적인 문제겠지만 ㅎㅎㅎ
나 자신도 적지 않은 나이를 먹었지만 아직도 부모님과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것은 피할수 없는 숙명인데, 남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더욱 힘든 10대에게는 뭔가 자신과는 다르고 왠지 귀찮게만 보이는 부모님의 존재는 분명 갈등의 한 축일게다.

그런 세대차이와 갈등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멋진 드라마 한 편이 바로 이 작품이다.

화장품 회사의 샐러리맨이지만 더이상 오를 곳 없이 정년까지 무사히 회사생활을 마치기만을 바라는 아버지. 그러나 그에게 회사생활 말고도 또하나의 고민거리가 있었으니 그것은 하나뿐이 없는 딸과의 관계가 소원한 것. 사춘기 들어 유달리 자신과의 대화를 회피하는 딸 덕에 이제는 딸이 말을 걸면 무서워지기까지 하는 그 아버지. 그러던 어느날, 둘은 같은 전철을 탔다 사고를 당하게 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서로가 바뀌어 있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방법이 없는 그들은 졸지에 바뀐 존재로 살아가기 시작한다. 불편한 것도 많고 힘든 것도 많고, 서로에게 보여주기 싫었던 부분들도 많았지만 1년에 말 한마디도 제대로 붙이지 않았던 두 부녀는 서로의 존재를 경험하며 시나브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서로에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며 좀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자신을 인생의 끝자락이라 생각했던 아버지에게 딸은 아직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패기, 좀더 적극적이고 멋진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고, 마냥 어리기만 했던 딸에게 아버지는 인생의 교훈과 좀더 어른스럽게 세상을 보고 사람을 대할 수 있는 능력을 남겨 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의 몸은 다시 바뀌어 원래대로 돌아오며 상황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듯 했지만, 딸은 비로소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열고 예전과는 다른 부녀관계를 보여줄 것을 다짐하며 이 드라마는 끝을 맺는다.

약간의 코믹과 가족 이야기를 짬뽕해 부담없이 볼 수 있게 만든 드라마로 1년 전에 주연으로 등장한 '마이보스 마이히어로' 에 이어 청순한 여고생 역을 무난히 소화한 아라가키 유이의 예쁜 모습과 나이를 잊은 여고생 연기로 연기력과 웃음을 함께 보여준 아버지 역의 타치 히로시가 인상적이었다. 직장에서의 일과 학교에서의 일도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토대로 멋지게 잘 구성해 냈다. 현실에서 있을지 모르는 허황된 상황이나, 보통 사람의 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최근의 우리나라 드라마와는 달라서 좋다.


이 드라마의 히로인, 아라가키 유이! (카와하라 코우메 役)
나름 잘나온 장면을 캡쳐해보려고 노력했는데 막상 모아보니 예쁜 얼굴 잡기가 쉽지 않은...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니라 호불호는 많이 갈리는 얼굴이지만 이정도면 뭐...
아라가키는 앞머리로 이마를 덮은게 나은거 같다. 이마를 깐 과거 사진을 보니 영... ㅋㅋㅋ


우리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아주 잘 연기해 낸 타치 히로시(카와하라 쿄이치로 役).


가족을 사랑하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집안에 평화를 주는 어머니로 출연한 아소 유미(카와하라 리에코 役).
역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수수한 동네 아주머니 역할을 잘 소화해 줬다.


이 드라마의 중요한 스토리 중 하나였던 아버지 회사 이야기, 바로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직원들.

처음에는 여기저기서 좌천되듯 와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버지로 변신한 코우메의 대활약에 힘입어 차츰 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고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수행과 리더였던 아버지의 승진에도 큰 역할을 한다.

좌측부터 미야시타 유지(미후네 役), 이이누마 치에코(우치자키 히사코 役), 사다 마유미(니시노 와카코 役), 이마이 리카(시이나 카나코 役), 카네코 노리히토(마에다 코이치 役), 야시마 노리토(나카지마 코스케 役).

사다 마유미는 극중에서 아버지를 좋아하며 서슴없이 가정파괴의 선봉(?)에 서는 팜프파탈 역을 맡았는데 회사에서는 성실하고 곧은 이미지인데 사랑에 있어서는 개념이 상실된 상반된 캐릭터를... 그리고 이 불륜과 부부간 갈등도 제대로 부각시켰으면 좋았을 법한데 용두사미 식으로 끝낸 점은 이 드라마의 아쉬움 중 하나다.


코우메와 사랑에 빠지는 고등학교 선배로 출연한 카토 시게아키(오오스기 겐타 役).

축구는 잘하지만 사랑엔 젬병인 전형적인 고등학생... 잘생긴 얼굴인데 옛날 한지붕 세가족의 '만수' 를 닮았다;;
보면서 최주봉 아저씨가 언제라도 등장할듯한 느낌을...;;


드라마 내내 보여준 아버지와 딸의 관계변화.


처음에만 해도 전철에서 따로 앉아갈 정도로 어색했던 사이에서 병원에서 서로가 뒤바뀐 모습을 보고 놀라는 모습. 이후 처음에는 아버지가 자신의 벗은 몸을 보는게 부끄러워 눈을 가리고 본인이 직접 씻겨주기 시작했던 목욕탕에서의 시간들이 차츰 정을 쌓아가는 계기로 바뀌게 된다. 결국 다시 돌아와서는 오히려 부녀 갈등을 겪는 친구들에게 서로 조언을 하며 해결책을 마련해 주는 다정한 모습까지...
 
이제 나이를 먹었기에 아이의 입장보다는 부모의 입장을 더 생각하게 된다. 내가 언젠가 한 아이의 부모가 되어서도 저런 상황이 생기게 되면 어떨지...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난 어떻게 해야할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
Posted by 베이(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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